2013년 4월 26일 금요일

이번 학기에도 졸업을 못하게 되었다.

나는 인생을 너무 느긋하게 사는 모양이다.
.
2001년에 대학을 입학해
4년을 다니는 동안
자격증 하나도 따 놓은 게 없고,
변변한 언어 점수 하나 얻은 것도 없다.
.
대학원 가겠다고 아르바이트 하던 2년 동안
내가 연구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정리한 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모은 것도 아니다.
.
대학원 입학 후 4학기가 다 되도록
석사 논문 연구는 계획조차 세우지 못했고,
수료 다 끝나고 나서야
교수님께서 제안하신 주제로 연구를 시작했다.
.
산 속에 들어가 2개월 가까이 연구 자료를 모으면서도
이것 저것 별 상관 없는 일들만 하느라
계획한 일의 절반도 못했다.
.
그 산에서 내려온 지도 이제 7, 8 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표 하나, 그래프 하나도 제대로 그릴 수 있게
정리된 결과가 없다.
.
논문을 읽겠다고 여기저기 늘어놓기는 했지만
제대로 읽고 내용을 정리한 논문도 거의 없다.
.
오늘은 이번 학기 석사 논문 초고 제출 마감일이다.
하지만 논문에 들어갈 내용은 단 한 자도 작성하지 않았다.
.
.
.
돈은 어떻게 벌어서
어떻게 먹고 살 지,
막무가내로 하나도 제대로 생각해 둔 게 없다.
.
.
.
이제 좀 바꿀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