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8일 토요일

기분이 나쁠 때 아무 도움이 안되는 행동 패턴 하나


  1. 기분이 나빠진다.
  2. 세상에 분노를 표출하고 싶어진다.
  3. 실제 세상에 분노를 표출할 경우, 뒤따르는 부담이 너무 크다.
  4. 컴퓨터를 켠다.
  5. Dosbox에서 KOEI의 삼국지2나 삼국지3를 실행한다.
  6. 중국 전토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릴 각오로 게임을 시작한다.
  7. 수많은 땅을 불태워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붙잡은 장수를 처형하며, 백성의 고혈로 거둔 세금을 흥청망청 쓰기로 마음먹는다.
  8. 처음 시작하면 먼저 살아남기 위해 주변의 강한 세력과 친선을 유지 한다.
  9. 강한 힘을 얻기 전에는 하찮은 능력이라도 있는 장수는 귀하게 대접한다.
  10. 부국강병을 위해 치수와 토지개발에 힘쓰고, 선정을 베푼다.
  11. 얻은 재물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12. 이런 식으로 힘을 키워가지만 한시간 넘게 해도 강한 힘을 얻으려면 한참 남았음을 깨닫는다.
  13. 하룻밤을 지새우면 원래의 의도를 실행할 수 있을 강한 힘을 얻게 된다.
  14. 하지만 그간의 노력이 아까워 함부로 낭비할 수 없다.
  15. 노력한 것이 아까워 2~3일 의미없이 게임을 지속한다.
  16. 전국을 통일하여 난세를 평정하고 평화를 가져왔다는 엔딩을 본다.
  17. 본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마지막을 보면서 허무함을 느낀다.
  18. 어딘가 해소되지 못한 욕구가 남아있는 듯한 미묘한 느낌을 얻는다.
  19. 지난 2~3일 미루어 뒀던 일이 생각나며, 누구를 탓해야 할 지 애매모호한 후회를 얻는다.
  20.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현실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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